퍼펙트 데이즈

부대행사 : 집담회, 노동자분들게 감사편지 전하기
빔 벤더스 124′ 극영화 2023 12세이상

시놉시스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릴레이 인터뷰_가톨릭대학교 인권위원회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노동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존엄을 지탱하는 삶의 토대다.”

가톨릭대학교 인권위원회가 노동영화제에서 선택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
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노동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과 ‘연대의 힘’이다.
Q. 노동영화제에 함께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가 노동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마음에서 출발했어요. 바로 “모든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모든 노동자가 존엄하게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바람이죠. 사실 노동이라고 하면 흔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한 생계 정도로만 좁게 이해되기 쉬운데요. 저희는 노동을 훨씬 더 넓은 의미로 보고 싶었어요. 인간의 삶 자체를 지탱하는 힘, 그리고 공동체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바로 노동이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여전히 많은 노동이 가려지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때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폄하되거나, ‘비용’의 문제로만 취급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런 구조 속에서는 정작 노동을 해내는 사람이 존중받지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쉽게 잊히곤 합니다. 그래서 노동영화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서로 다른 위치에 선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줄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희는 이 자리에서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Q. 직접 영화제를 함께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가장 크게 다가온 건 ‘연대의 힘’이었어요. 저희가 속한 분야나 살아온 환경은 다 다르지만, 영화제에서 만난 작품들은 그런 차이를 잠시 내려놓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평소엔 마주치기 어려운 건설 노동자나 돌봄 노동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저 삶의 무게는 어떨까?” 하고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라 해도, 그 안에 깃든 존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영화의 힘이고, 또 영화제를 통해 가능한 일이구나 싶었어요.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건, 관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저건 내 일과 비슷하다”라든지, “난 저런 일은 해본 적 없는데 새삼 존경스럽다”라는 얘기들이 오가더라고요. 그 순간 노동이 단순히 ‘경제적 역할’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 삶의 무게와 가치가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죠. 저희 스스로도 노동을 비용이나 역할로 보던 태도에서 조금 벗어나, 존엄을 지닌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경험이야말로 영화제가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Q. 이번에 선택한 상영작은 퍼펙트 데이즈인데요, 특별히 이 영화를 고른 이유가 있나요?
퍼펙트 데이즈는 저희에게 굉장히 특별한 작품이에요. 보통 노동을 다룬 영화라고 하면 ‘힘들다, 고단하다’라는 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지점을 조금 넘어갑니다. 도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라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주인공을 통해, 노동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존재의 의미’라는 점을 보여주거든요.
화장실 청소라는 일이 흔히 폄하되기 쉽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있기에 사회가 굴러가고, 누군가의 일상은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바로 그 지점을 보여줍니다. 노동을 비용의 문제로만 보던 시선을 바꿔서, 그 안에 담긴 존엄과 의미를 발견하게 해주는 영화죠.
저희는 이 작품이 노동영화제라는 맥락 속에서 관객들과 꼭 나누고 싶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자신이 지나쳤던 일상 속 노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거예요. “그 일이 있었기에 내가 오늘 편안했구나”라는 깨달음 말이죠. 그래서 퍼펙트 데이즈는 단순히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하나의 거울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퍼펙트 데이즈 영화를 관람 해보시면 어떨까요?